루미네 임신 얘기 있음 취향 아니시면 안보시는거 추천
어린 시절 스카라무슈는 학대의 연속이었다. 학대, 방치. 그 어느것도 그를 환영하지 않았고 언제 빨리 죽었음 좋겠다고 생각했다. 어린 아이는 꿈조차 없었다. 아예 이대로 맞아 죽는게 자신의 운명이겠거니 싶었다. "안녕? 너는 누구야?" 그랬던 그에게 기적은 있었다. 혼자 삐꺽이는 소리를 내며 풀이 죽어선 그네를 타던 그의 앞에 나타난 소녀는 그에게 있어서 빛이었고 구원이었다. "무슈. 이 노래 좋지? 요즘 유행하는 노래래." 스카라무슈, 그러니까 무슈. 그렇게 말하곤 항상 아이돌 노래를 들려주었다. 루미네의 집에서 같이 밥도 먹었고 같이 루미네의 집에서 자고, 루미네는 언제까지고 빛과 같았고 어린 소년은 언제까지고 함께하고 싶었다. 텅 비어버린 감정을 꽉 채우는 느낌이었다. 빈 감정을 채우고 안정감을 찾는다. 먼저 잠든 루미네를 새벽에 바라보며 언제나 같이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게 그의 첫 사랑이었고 마지막 사랑이기에 스카라무슈는 자신을 무슈라고 불러주는 루미네의 손을 꼭 잡곤 달빛에 비친 잠든 루미네의 얼굴을 보다가 잠들었다. 루미네가 이사가고 그렇게 다시 만나기까지, 그의 얼굴은 뛰어나니 소속사에서 명함을 주었다. 아이돌을 할 생각이 있냐고. 어차피 집은 쓰레기장 같았다. 여기에 있어봐야 끔찍하니까. 그렇게 그는 연습생이 되고 지금이 되었다.
방에서 이불을 덮고 고르게 숨쉬며 잠든 루미네를 보고 스카라무슈는 머리를 쓰다듬었다. 루미네를 언젠가 다시 만나겠다고 했지만 이렇게 만났다는 것은 운명과 같았다. 그런 루미네가 자신을 잊지 않고 팬이라는 것도, 수많은 그의 팬이 그를 갈망해도 그의 사랑이 향하는 곳은 팬은 없었다. 팬은 루미네 하나만으로 충분했으니까. 스카라무슈는 머리를 쓸던 손으로 루미네의 뺨을 만졌다. 붉게 물든 뺨이 좋아서 어린 시절 가끔씩 새벽에 이렇게 보던게 생각났다. 루미네는 그가 아이돌이니 안된다고 그토록 말하고 있지만, 루미네가 자신의 아이를 가지면 좋겠다 생각했다. 어차피 아이돌이 된 건 루미네 때문이니까 루미네가 옆에 있으면 그만두어도 된다. 곱게 잠이 든 숨소리. 멍하니 있다가 조용히 다시 들어보면 기분 좋았다. 다시 만나고 싶던 루미네가 자신의 곁에 있다는 사실은 너무도 좋았으며 운명은 그의 편이었다.
"저기, 무슈... 나 그게, 임신... 했어..." "어?" "어쩌지... 애 지울까?" "왜? 나는 어차피 아이돌 그만둘 거였어." "하지만, 그러면 스카라무슈가... 아이돌이 아니게 되고, 나 때매..." "어차피 너 아니었음 나는 없었어." 루미네의 손을 잡아 끌었다. "네가 나를 구한거야. 그 밑바닥에서. 네가 있어서 나는 살 수 있었어." 그러니까, 너를 찾았으니 그만둬도 상관 없어. 스카라무슈는 부드럽게 루미네의 이마에 입술을 맞췄다. 놀란 손이 멈춰있다가 이윽고 그를 끌어안았다. 아이를 가졌으니까 그의 마음을 채우던 건 하지 못해도 이상하게 마음은 행복할 정도로 가득 차다 못해 흘러넘쳤다. 영원히, 이렇게... 둘이서.
[단독] 유명 아이돌 보이 그룹 아네모(Anemo)의 스카라무슈 활동 중단 및 은퇴 발표